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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jsoo🩷 2025. 5. 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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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1. 책의 성격과 출간 배경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실제로 달리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솔직하게 기록한 에세이이자 자전적 회고록이다. 이 책은 소설적 상상력이나 복잡한 플롯 대신, 달리기와 글쓰기,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일상적이고 내밀한 성찰을 담는다. 평단은 이 작품을 “달리기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자기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창작자의 내면 탐구”라 평가한다.


2. 달리기와 글쓰기: 일상의 리듬, 창작의 원동력

무라카미는 달리기를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글쓰기의 본질적 리듬으로 본다. 그는 “매일 달리는 행위가 소설을 쓰는 것과 매우 닮았다”고 말한다. 달리기와 글쓰기는 모두 꾸준함, 자기와의 약속, 내면의 동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는 “달리기는 기록이나 경쟁이 아니라, 어제의 나 자신을 넘어서려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나는 내가 정한 기준에 도달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달리기와 소설 쓰기 모두 마찬가지다.”
—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매일 일정한 거리를 달리고, 소설도 매일 일정량을 쓰는 습관을 통해 창작의 ‘플라이휠’을 돌린다. 이 리듬이 유지될 때, 장기적 프로젝트도 완수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헤밍웨이 같은 작가의 습관과도 유사하다.


3. 고통과 인내, 그리고 자기 극복

무라카미는 달리기에서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는 각자의 선택”임을 강조한다. 그는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고통은 불가피하지만, 고통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선택)”이라는 마라톤의 격언을 반복한다. 달리기를 통해 그는 자신의 한계와 마주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본질적 교훈을 얻는다.

이러한 태도는 소설 창작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는 “소설가로서의 삶도 마라톤과 같다. 외부의 평가나 경쟁이 아닌, 자신이 정한 기준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자기 자신과의 싸움, 자기 극복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원동력이다.


4. 달리기와 ‘공허’의 미학

무라카미는 달리기의 본질을 “공허(空虚, void)”로 표현한다. 그는 “나는 그저 달린다. 나는 공허 속에서 달린다. 아니, 오히려 공허를 얻기 위해 달린다”고 고백한다. 달리기를 하며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비워지는 경험을 반복한다. 이 공허는 단순한 무(無)가 아니라,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이 사라진 후 남는 순수한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다.

“달리기를 하면서 내 감정에 스며드는 생각과 아이디어들은 그 공허에 종속된다.”
— 무라카미 하루키

이러한 공허의 경험은 명상과도 유사하며, 창작 과정에서의 몰입, 자기 성찰과도 연결된다.


5. 도시와 고독,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

무라카미의 달리기는 도시의 소음과 군중 속에서 오히려 고독과 침묵을 찾는 행위다. 일본과 미국의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에서 “도시적 소외, 내면의 혼란, 침묵과 고독”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고 지적한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도 그는 군중 속의 고독, 일상 속의 자기 성찰을 달리기를 통해 풀어낸다.

그의 글쓰기는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마법적 리얼리즘’의 색채를 띠지만, 이 책에서는 오히려 현실적이고 담백한 언어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다. 이는 독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6. 자기만의 목표와 동기, 그리고 삶의 태도

무라카미는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경쟁”을 강조한다. 그는 “마라톤에서 중요한 것은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창작과 인생 전반에 적용되는 태도다. 외부의 평가나 수치,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설정한 기준과 목표에 집중하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7. 문체와 서사적 특징

이 책은 무라카미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 일상적이면서도 심오한 통찰, 그리고 자기고백적 서사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에서 보여주는 환상성과는 달리, 이 책은 현실적이고 자기 성찰적인 에세이의 정수를 보여준다. 평론가들은 “짧고 명확한 문장, 일상적 소재, 그리고 깊은 내면의 울림”을 이 책의 미덕으로 꼽는다.


8. 결론: 달리기를 통해 인생을 성찰하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달리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본질을 성찰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내밀한 기록이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꾸준함, 인내, 자기 극복, 공허의 미학, 자기만의 목표와 동기, 그리고 고독과 자기 성찰의 가치를 발견한다. 이 책은 단순한 운동 에세이를 넘어, “자기 자신과의 대화이자, 인생과 창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로 읽힌다.
달리기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오래도록 울림을 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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