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야 리사(綿矢りさ, 1984년 2월 1일~)는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10대 시절부터 일본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녀는 교토부 교토시 사쿄구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야마다 리사(山田梨沙)입니다. 어머니는 대학 영어강사, 아버지는 의류회사에 근무한 직장인으로, 비교적 평범하고 교육열이 높은 가정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던 와타야는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책을 읽을수록 숫자가 늘어나는 통장’을 만들어준 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문학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와타야는 입시 스트레스와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17세 때 쓴 첫 소설 『인스톨』은 제38회 문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는 16세 호리타 아케미 이후 20년 만의 최연소 수상이었습니다. 이후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에 진학해 문학적 기반을 다졌으며, 대학 졸업 논문은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 구조 분석이었습니다.
와타야 리사가 본격적으로 일본 문학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03년, 19세의 나이에 발표한 두 번째 소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蹴りたい背中, Keritai Senaka)』이 제13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면서입니다. 이 작품은 동갑의 작가 가네하라 히토미와 함께 공동 수상해 더욱 화제가 되었고, 와타야는 당시 역대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로 기록되었습니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일본 고등학생의 미묘한 심리와 소외, 성장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청춘 소설입니다. 주인공 하세가와 하츠미(하츠)는 달리기부 소속의 고1 여학생으로, 친구 관계에 서툴고 ‘그룹’에 속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합니다. 반 친구 니나가와 사토시는 유명 모델 올리짱에게 집착하는 또 다른 아웃사이더입니다. 하츠와 니나가와는 서로의 고독과 결핍을 통해 조금씩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의 소통에 한 발짝 다가섭니다. 작품은 10대 소녀의 불안과 소외,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엷은 막”과 “사회 속에서 소통을 배워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와타야 리사가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는 “공부가 지겨울 때마다 글을 썼다”는 고등학생 시절의 솔직한 심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입시와 일상에 대한 반발,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하고 싶었던 욕구가 자연스럽게 소설로 이어졌습니다. 그녀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공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마다 글을 썼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유는, 일본 문단이 오랫동안 갈구해온 ‘동시대 청소년의 리얼리티’와 ‘신선한 감수성’을 작품이 정확하게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심사위원이었던 무라카미 류는 “나이와 상관없이 작품이 탄탄하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고, 기교를 자랑하지도 않는다”고 극찬했으며, 이케자와 나쓰키 역시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능숙하게 써내는 신인이 나타났다”며 와타야의 문학적 재능을 평가했습니다. 작품은 과거의 성장소설이 부모 세대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했던 데 반해, 와타야 리사는 동시대 청소년의 언어와 사고, 일상적 감각을 그대로 포착해냈다는 점에서 일본 문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아쿠타가와상 수상 이후 와타야 리사는 잠시 집필을 중단하고 교토에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상 경험을 쌓습니다. 이후 『꿈을 주세요(夢を与える)』, 『제멋대로 떨고 있어(勝手にふるえてろ)』 등으로 복귀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가와이소다네?』로 오에 겐자부로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되었습니다.
와타야 리사는 일본 현대 청춘문학의 흐름을 바꾼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태국 등 여러 나라에 번역 및 출간되었으며,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2004년 국내에도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와타야 리사의 문학은 세대와 국경을 넘어, 성장기 소년·소녀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소통의 희망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힘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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