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1976년 이스라엘 키르야트 아타(Kiryat Ata)에서 태어난 세계적 역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그리고 영향력 있는 공공 지식인입니다. 그는 인간의 기원, 문명, 기술, 미래에 이르는 인류의 거시적 흐름을 통찰력 있게 조망하며, 현대 사회와 미래의 도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세계에 던지고 있습니다.
1. 성장 배경과 가족사
하라리는 이스라엘 북부의 산업도시 키르야트 아타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샬로모 하라리(Shlomo Harari)는 이스라엘 국영 군수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고, 어머니 프니나 하라리(Pnina Harari)는 사무직 관리자였습니다. 하라리는 세속적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했으며, 부모 모두 동유럽계 유대인 이민자 후손으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녔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내성적이었던 그는, 3살 때 스스로 글을 읽기 시작했고, 8살 때부터 하이파의 레오 베크 교육센터(Leo Baeck Education Center)에서 영재반 교육을 받았습니다. 역사와 과학, 철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지적 호기심이 매우 강한 아이로 알려졌습니다.
군 복무는 건강상의 이유로 면제받았으며, 이후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The 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에 진학해 중세 역사와 군사문화를 전공했습니다. 학부 시절부터 탁월한 성취를 보였고, 동시대 이스라엘 사회와 중동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키웠습니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지저스 칼리지(Jesus College, Oxford)로 유학, 중세 전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의 박사 논문은 르네상스 시대 군인의 회고록을 분석하며,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의 역사적 기억이 어떻게 교차하는지 탐구한 연구로, 학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라리는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배우자인 이츠익 야하브(Itzik Yahav)는 하라리의 에이전트이자 사업 파트너로, 저작의 국제적 확산과 사회적 활동을 함께 이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예루살렘 인근 메실랏 시온(Mesilat Zion)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조용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라리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이며, 명상과 요가, 장기 휴가를 통해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2. 학문적 경력과 사상적 특징
박사학위 취득 후, 하라리는 히브리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중세 전쟁사, 군사전략, 인류사의 거시적 흐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강의를 이어갔습니다.
2009년과 2012년, 이스라엘 폴론스키 상(Polonsky Prize)을 두 차례 수상하며, 학문적 창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하라리의 연구는 인지혁명, 인간 협력의 진화, 기술과 윤리 등 인류사 전반에 걸친 거시적 질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의 사상은 크게 네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거시적 관점(Macrohistory)
역사를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구조적 변화와 패턴, 인간 집단의 심리와 상상력의 진화를 중심으로 해석합니다. - 허구와 집단 협력의 힘
신화, 종교, 돈, 국가, 기업 등 실재하지 않는 개념을 집단적으로 믿고 협력할 수 있었기에 오늘날의 문명과 권력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 비판적 인류중심주의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 미친 파괴적 영향, 다른 동물 종의 멸종, 인간중심적 사고의 한계 등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 기술과 미래에 대한 성찰
과학기술, 인공지능, 생명공학이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 인간은 능숙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합니다.
3. 대표 저작과 집필 동기
(1)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한 질문』(2011)
이 책은 하라리가 히브리대학교에서 담당하던 ‘세계사’ 강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는 “인류 전체의 역사를 한 학기 만에 학생들에게 쉽고 체계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고, 강의 준비를 위해 작성한 방대한 노트가 점차 책의 원고로 발전했습니다. 하라리는 “히브리어로 인류의 역사를 한 권에 담은 책이 없었기 때문에 대학생과 일반 독자를 위해 썼다”고 밝혔습니다.
『사피엔스』는 인지혁명,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 등 인류사의 네 가지 전환점을 중심으로, 인간이 어떻게 허구와 신화, 종교, 돈, 국가 등 실재하지 않는 개념을 믿고 집단적으로 협력할 수 있었는지 설명합니다. 이 책은 2014년 영어판 출간 이후 65개 언어로 번역, 전 세계 5,0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현대 인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2015)
『호모 데우스』는 “미래의 인간”을 주제로, 인류가 과학기술을 통해 신과 같은 존재(데우스)로 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다룹니다. 하라리는 “불멸, 행복, 신성”을 인류의 새로운 목표로 제시하며, 인공지능, 생명공학, 데이터 권력의 부상 등 미래 사회가 직면할 윤리적·철학적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그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정체성, 사회의 정의와 평등이 기술 발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묻습니다.
(3)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2018)
이 책은 인류가 직면한 정치, 사회, 기술, 환경, 윤리 등 21세기의 핵심 도전과제에 대한 하라리의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정보의 홍수와 진실의 위기, 인공지능과 자동화, 국가주의와 세계화, 종교와 과학, 인간의 의미와 정체성” 등 현대 사회의 복잡한 쟁점을 21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미래를 준비할 것을 촉구합니다.
(4) 『넥서스: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2024)
『넥서스』는 인류의 역사를 정보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입니다. 하라리는 언어, 신화, 문서, 종교, 관료제, 인터넷, 인공지능 등 정보의 흐름과 네트워크가 인류의 권력과 사회 구조,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지어왔는지 분석합니다. 그는 “정보를 통제하는 자가 권력을 쥔다”는 원리가 인류사 전반에 반복되어 왔음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함께 설명합니다.
(5) 어린이·청소년 저작
하라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멈출 수 없는 우리(Unstoppable Us)』 시리즈도 집필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모두 인간이라는 것, 보편적인 역사를 나누고 있다는 것, 그리고 공통의 위협을 함께 맞닥뜨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치며
유발 하라리는 방대한 역사적 자료와 명확한 논증, 도발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찰하는 현대 대표 지식인입니다. 그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인류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것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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