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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생애와 글쓰기의 뿌리: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jsoo🩷 2025. 4. 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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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주에서 태어난 소설가의 시작

한강(韓江, 1970년 11월 27일)은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본명은 한강이지만, 아버지 역시 소설가 한승원으로, 문학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광주에서 보낸 시간은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특히 1980년 5월, 초등학생이던 한강은 광주 민주화운동의 공포와 상처를 가까이에서 목격했고, 이 경험은 훗날 그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에 결정적 영감을 주었다.

독서와 예술, 그리고 성장의 시간

한강은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다. 중학생 때 이미 아버지의 소설 『아버지의 땅』을 읽었고, 최인호의 『사평역』을 계기로 “특정한 주인공이 아니라 인간의 삶 그 자체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고 회상한다. 9살 때는 “나는 시인이 될 거야”라고 선언했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며 소설로 관심이 옮겨갔다. 그는 풍문여고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그는 시와 소설, 예술과 철학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다.

첫 직장, 출판사에서의 일과 데뷔

졸업 후 한강은 출판사 ‘샘터사’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했다. 당시 그는 출판계의 다양한 문인들과 교류했고, 이 경험이 문학적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네 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데뷔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도 발돋움했다.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한 뒤,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창작의 길로 들어섰다.

글을 쓰는 이유: 고통, 연민, 그리고 빛

한강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한 자기표현이나 성공에 있지 않았다. 그는 “왜 그렇게 힘들게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력이 극도로 높아, 글쓰기가 오히려 자신에게는 고통을 잊는 진통제였다고 고백한다.
“글을 쓴다는 건 빛을 향해 어떻게든 다가가려는 몸부림”이라는 그의 말처럼, 한강에게 글쓰기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으려는 필사적인 행위다. 그는 “내 소설을 어둡고 힘든 이야기로만 보지 말아달라. 부족한 사람이 싸우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남극에서는 냉장고 안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듯, “글을 쓰지 않고 느끼는 고통이 더 크다”고 토로한다.

개인적인 상처와 작품의 탄생

한강의 작품에는 개인적 상처와 사회적 상처가 교차한다. 예를 들어,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항쟁을 다루지만, 그가 12~13살 무렵 처음 본 광주 사진첩의 참혹한 시신과, 헌혈을 위해 줄을 선 시민들의 모습이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남아 오랜 세월 그의 내면을 흔들었다고 한다.
이후 2009년 용산참사를 접하면서, 그는 “광주는 인간의 폭력과 존엄이 공존하는 모든 시공간의 보편적 이름”이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글쓰기로만 그 수수께끼를 뚫고 나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언니를 애도하며 쓴 『흰』은 “가장 자전적인 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한강의 글은 사회적 비극과 개인적 상실을 동시에 껴안으며, 애도하지 못한 죽음, 남겨진 자의 슬픔, 인간의 존엄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문학적 성장과 세계적 작가로의 도약

한강은 2005년 『몽고반점』으로 1970년대생 작가 최초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2016년에는 『채식주의자』로 국제 부커상을 수상,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여성 최초,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다.
그는 “글쓰기는 이어지는 질문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이야기가 이어진다기보다는, 어느 시기에든 골몰하는 질문이 있고, 그 질문을 진척시키는 방식으로 소설을 쓴다”고 밝힌다.
한강의 소설은 정치와 개인, 역사와 내면, 사회적 상처와 개인적 상처가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 위에 서 있다. 그는 “우리는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을 분리할 수 없는 삶을 산다”고 말한다.

알려지지 않은 한강의 일상과 태도

한강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10년 가까이 후학을 양성했지만, 대중적 노출을 꺼리고 조용한 삶을 선호한다. 노벨상 수상 직후에도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며, “나는 1년에 소설 한 편을 쓸 수 있는 작가가 아니다. 어떤 작품은 7년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수상 소감도 조용했다.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과 잔치를 하려 하자, “나는 조용히 있고 싶다. 세계에 많은 문제가 있고, 우리는 조용히 있자”고 부탁했다는 일화는 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그는 “문학은 우리를 잇는 실”이라고 말한다. “표면 아래에서 우리를 흔드는 감정, 깊은 의문, 감각을 문학이 다루면, 독자들은 자신 안에 있던 그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한강이 글을 쓰는 진짜 이유

한강에게 글쓰기는 자신을 구원하는 행위이자,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려는 끝없는 질문의 과정이다. 그는 “애도되지 못한 죽음”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안고, “빛을 향해 다가가려는 몸부림”으로 소설을 쓴다.
한강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그가 겪은 상실과 슬픔,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연민과 존엄의 빛을 함께 마주하는 일이다.
한강은 “우리 안에 무엇으로도 파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믿고 싶다”고 말한다.
그 믿음이, 오늘도 그를 다시 책상 앞에 앉히고,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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