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과 성장, 평범함 속의 특별함
프란치스코 교황, 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Jorge Mario Bergoglio)는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산층 이탈리아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섯 남매 중 장남으로, 가족은 노동과 신앙을 삶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남다른 리더십과 따뜻한 공감 능력을 보였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축구를 즐기고, 탱고 음악과 춤에도 애정을 가졌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마음이 깊었고, 가족의 검소한 생활과 성실함은 훗날 교황의 청빈과 사랑의 리더십에 뿌리가 되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살레시오회 학교와 기술학교를 다니며 화학 기술 자격증을 취득했고, 화학 실험실 연구원, 청소부, 나이트클럽 경비원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이 시기, 폐렴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겪으며 생명의 소중함과 연약함을 깊이 체감했습니다.
사제의 길로 이끈 운명적 만남
17세가 되던 해, 한 성당 앞을 지나던 중 갑작스러운 충동에 이끌려 들어가 고해성사를 본 경험이 그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마치 누군가 내 안에서 나를 붙잡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한 이 순간, 그는 사제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신학교에 진학해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며 예수회에 입회했고, 1969년 12월 13일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젊은 시절 한 여성에게 잠시 사랑을 느끼기도 했으나, 신앙과 소명을 택하며 사제의 길을 굳건히 걸었습니다.
베르고글리오는 예수회에서 수련장, 교수, 관구장 등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리더십을 키웠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와 ‘더러운 전쟁’ 시기, 사회적 약자와 동료 사제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라는 신념을 더욱 굳게 다졌습니다.
교황의 길: 최초의 남미·예수회 출신,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의 의미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이후 열린 콘클라베에서 베르고글리오는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어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했습니다. 이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가난한 이들과 약자, 자연을 사랑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는 교황으로서의 첫 연설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십시오”라는 말을 가슴에 새겼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의 사치와 권위주의를 거부하고, 소박한 생활과 겸손한 태도로 전 세계 신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교황궁 대신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며, 전통적인 관습을 깨고 소년원에서 세족식을 행하는 등 ‘행동하는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업적과 유산: 청빈, 개혁, 포용, 그리고 사회정의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임 12년은 ‘가난한 이들의 교회’, ‘청빈과 개혁’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됩니다. 그는 바티칸의 재정 투명성 제고와 부패 척결, 교황청 조직의 간소화 등 교회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성직자 성추행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에 힘썼습니다.
또한, 동성애자와 이혼·재혼 신자, 여성의 교회 내 역할 확대 등 포용적 태도를 보이며, 교회의 문을 넓혔습니다. “내가 누구를 단죄하리오?”라는 발언은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환경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통해 기후 위기와 생태 보호의 중요성을 알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적 약자, 난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연대와 사랑을 강조하며, 전쟁과 불평등, 혐오에 맞서 평화와 정의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의 마지막 부활절 메시지에서 “전쟁을 끝내고, 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살라”는 당부는 평생의 신념을 담은 유언이 되었습니다.
선종과 장례
2025년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88세를 일기로 선종하셨습니다. 사인은 뇌졸중과 심혈관계 붕괴로, 오랜 지병과 투병 끝에 평화롭게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는 그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지며,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명복을 빌며: 남겨진 사랑과 변화의 유산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은 청빈과 사랑, 용기와 변화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는 교회의 벽을 낮추고, 세상의 가장 작은 이들에게 다가가며, 신앙과 정의, 평화와 연민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습니다.
그의 선종 앞에서 우리는 그가 남긴 마지막 가르침을 되새깁니다. “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살아라.”
이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깊이 기도합니다.
그의 사랑과 변화의 유산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오래도록 살아 숨 쉬길 소망합니다.
Requiescat in pace, Papa Franc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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