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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뮤익(Ron Mueck)에 대해 알아보기: 인간의 내면과 삶을 조각하는 하이퍼리얼리스트

jsoo🩷 2025. 4. 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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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개인사와 미술을 하게 된 계기

론 뮤익은 1958년 호주 멜버른에서 독일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은 예술적 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아버지는 장난감 공장을 운영했고, 뮤익은 아버지의 공장에서 직접 장난감을 만들며 손재주를 키웠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특별히 예술적 재능을 일찍부터 드러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 깊은 흥미와 몰입을 보였고, 이 경험이 훗날 조각가로서의 밑바탕이 되었다.

성인이 된 후 뮤익은 호주와 영국에서 TV·영화·광고 산업에 뛰어들어 퍼펫티어(인형극 연출자), 모델메이커, 특수효과 담당자로 일했다. ‘세서미 스트리트’ 같은 유명 프로그램의 캐릭터 제작에도 참여했다. 1986년 영국으로 이주한 그는 15년간 영화·TV 분야에서 특수효과와 분장, 캐릭터 제작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사실적이고 생생한 인체 표현에 대한 집착을 키웠다.

순수미술로의 전환은 우연한 계기로 찾아왔다. 영국의 유명 화가이자 장모였던 파울라 레고(Paula Rego)와의 협업이 계기가 되었다. 1996년 헤이워드 갤러리 전시에서 레고의 요청으로 피노키오 조각을 만든 것이 첫 미술계 진출이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장모의 추천을 받아 런던의 사치 갤러리(Charles Saatchi)에 소개되었고, 이후 본격적으로 미술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정규 교육 없이도 예술계에 입성한 그는, 오히려 영화·TV에서 쌓은 실전 경험과 손기술이 자신만의 하이퍼리얼리즘 세계를 구축하는 데 큰 자산이 되었다.

작품 세계의 전개와 예술적 특징

론 뮤익의 조각은 극사실주의(hyperrealism)의 정점에 있다. 그는 점토로 인물의 형태를 만들고, 실리콘과 유리섬유, 혼합재료를 사용해 피부의 주름, 혈관, 솜털, 머리카락까지 한 올 한 올 수작업으로 재현한다. 이 과정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만큼 집요하고 섬세하다. 완성된 조각은 실제 인간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지만, 크기는 실제보다 훨씬 크거나 작게 왜곡된다. 이 ‘스케일의 변주’는 관객에게 심리적 충격과 낯선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뮤익의 작품 주제는 인간의 탄생, 유아기, 청년기, 출산, 노년, 죽음 등 인생의 순환과 보편적 경험이다. 그의 대표작 <Dead Dad>(1997)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시신을 실제보다 작게 만든 조각으로, 상실과 죽음, 가족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1997년 런던 왕립 아카데미의 ‘센세이션(Sensation)’ 전시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그를 세계적 작가로 부상시켰다.

그 밖에도 임신한 여성의 신체를 거대하게 재현한 <Pregnant Woman>, 출산 직후의 아기, 쭈그려 앉은 소년, 노부부 등 다양한 인물상이 등장한다. 이들은 대부분 벌거벗거나 최소한의 옷만 입고, 삶의 결정적 순간(탄생, 죽음, 고독, 연민, 두려움 등)에 놓여 있다. 뮤익은 “나는 표면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결국 내가 잡고 싶은 것은 그 안에 있는 삶”이라고 말한다. 그의 조각은 외형적 사실성 너머에 있는 인간의 내면, 감정, 심리적 진동을 집요하게 포착한다.

현대 인물 조각의 혁신과 예술적 의미

론 뮤익은 현대 인물 조각의 경계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정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세, 몸짓, 표정, 크기, 사실주의 등 조각 매체의 모든 전통적 요소를 극한까지 밀어붙여, 인간 존재의 심리적 초상화를 만들어낸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경이로움과 불편함, 연민과 숙연함을 동시에 경험한다. 그의 조각은 단순한 ‘리얼리즘’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진실, 보편적 감정, 삶과 죽음의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뮤익의 작품은 전통적 조각 기법과 현대적 재료, 영화적 특수효과 기술이 결합된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된다. 그는 한 해에 한두 점밖에 만들지 않을 만큼 완성도에 집착하며, 지금까지 30여 년간 48점 정도의 작품만을 남겼다.
대표작 <Mass>(2017)는 100개의 거대한 해골을 쌓아 만든 설치작품으로, 죽음의 보편성과 집단적 기억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삶의 덧없음을 압도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론 뮤익이 남긴 예술적 유산

론 뮤익은 추상과 모호함, 예술의 귀족주의적 포장에 대한 저항, 그리고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집요한 탐구로 현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조각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과 타인의 감정, 삶과 죽음, 연민과 두려움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그는 “내가 진짜 포착하고 싶은 것은 표면 아래 깃든 삶”이라고 말한다. 론 뮤익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질, 존재의 신비, 그리고 삶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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