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뮤익(Ron Mueck)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2025년 4월 11일 ~ 7월 13일), 현대 인물 조각의 경계를 허무는 거장
론 뮤익, 그리고 그가 조각하는 인간
론 뮤익(1958~)은 호주 멜버른 출신으로, 1986년부터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 조각가입니다. 그는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 조각의 대표 작가로, 인간의 삶과 감정, 존재의 근원적 순간들을 놀라울 만큼 사실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방식으로 포착합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던 그는 원래 TV와 영화에서 인형과 특수효과를 담당하다가, 199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미술계에 진입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탄생, 성장, 노화, 죽음 등 인생의 순환과 내면의 감정, 연민, 고독, 불안을 주제로 삼으며, 실물보다 훨씬 크거나 작은 스케일로 현실의 감각을 뒤흔듭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론 뮤익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2025년 4월 11일부터 7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론 뮤익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30여 년 예술 여정과 현대 조각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총 24점의 대표작과 작업실 사진, 다큐멘터리 필름이 전시되며, 그중 일부는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됩니다.
론 뮤익의 작품 세계: 특징과 주제
- 극사실주의와 스케일의 변주
뮤익의 조각은 해부학적 디테일, 머리카락, 피부의 주름, 옷차림까지 정교하게 재현됩니다. 하지만 실제 크기와는 달리, 때로는 거대하게, 때로는 아주 작게 만들어 관람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새롭게 설정합니다. 이런 스케일의 조정은 관객이 작품과 마주할 때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 인간의 내면과 보편적 경험
출생, 성장, 노화, 죽음, 연민, 두려움, 취약함 등 인간의 보편적 경험을 주제로 삼으며, 자세와 표정, 몸짓을 통해 감정의 내면세계를 드러냅니다. 뮤익은 “겉모습을 다루지만, 내가 진짜 포착하고 싶은 것은 그 안에 깃든 삶”이라고 말합니다. - 관객과의 소통
그의 작품은 특정한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관객이 각자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도록 열려 있습니다. “설명하거나 설교하지 않는다. 관객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게 하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뮤익 작업의 중요한 미덕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대표작 소개
1. Mass (2017)
100개의 거대한 해골을 쌓아 만든 설치작품으로, 죽음의 보편성과 집단적 기억을 상징합니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미술관의 높은 천장과 공간을 활용해 해골들이 수직적으로 쏟아질 듯 전시되어,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Mass’는 뮤익 작업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2. chicken / man
이번 전시에서 해외로 처음 반출된 작품으로, 닭을 들고 있는 남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일상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 그리고 인간과 동물, 생명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3. Dark Place
어두운 공간에 앉아 있는 인물의 조각으로, 내면의 불안과 고독, 인간 존재의 취약함을 극도로 사실적으로 표현합니다. 관객은 인물의 표정과 자세에서 복잡한 감정의 결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4. Young Couple (젊은 연인)
십 대 연인의 모습을 실물보다 크게 재현한 작품입니다. 멀리서 보면 다정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표정과 몸짓에서 복잡한 감정, 불안, 미묘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뮤익 특유의 ‘관계의 내면’에 대한 집요한 탐구가 돋보입니다.
5. 기타 대표작
- ‘Dead Dad’: 뮤익의 아버지를 실제보다 작게 재현한 작품으로, 상실과 죽음, 가족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 ‘Mother and Child’, ‘Pregnant Woman’: 임신과 출산, 모성에 대한 복합적 감정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합니다.
- ‘Two Women’: 노년의 여성 두 명이 소곤거리는 장면을 통해 세월의 흔적과 인간관계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작품 제작 과정과 예술적 집요함
뮤익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만큼 집요한 완성도를 추구합니다. 점토로 형태를 만들고, 실리콘, 유리섬유 등 현대적 재료를 사용해 피부, 머리카락, 옷감까지 한 올 한 올 수작업으로 재현합니다.
이런 집요한 디테일은 단순한 ‘현실의 복제’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감정, 삶의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하기 위한 예술적 장치입니다.
론 뮤익이 던지는 질문: 존재, 감정, 그리고 우리
론 뮤익의 조각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 “나는 누구인가?”
- “우리는 왜 외롭고, 두렵고, 때로는 연민을 느끼는가?”
- “죽음과 삶, 그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과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뮤익은 인간의 삶을 ‘거대한 신비’로 바라보며, 그 안에 깃든 연민과 아름다움을 조각으로 드러냅니다.
마무리: 현대 조각의 새로운 지평
론 뮤익은 30년 넘는 시간 동안 단 48점의 조각만을 남겼을 만큼, 한 작품 한 작품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붓는 작가입니다.
그의 조각은 현대인이 느끼는 외로움, 불안, 존재의 의미를 극사실적이면서도 신비롭게 드러내며,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만나는 론 뮤익의 대표작들은, 현대 조각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 각자에게 깊은 감정의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국현미 현재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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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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